뜨거운 감자 『年記』
다음기획/ 서울레코드, 2006
편견에 가려진 매끈함
각종 TV 오락 프로그램에 나와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아주 일상적이고 평균적인 한국 남자들의 생각을 떠드는 "김C". 그리고 그가 속해있는 록 밴드 "뜨거운 감자".
김C는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를 좋아하고, 그 사실을 있는 그대로 TV에서 말하는 '평범'하고 '일반'적인 록 밴드의 멤버다. 록을 하는 사람으로서, TV와 방송에서 들려주는 음악이 너무 단조롭다고 불만을 드러내는 것도 별 일 아니다. 그런데, 그런 김C에 대해 언론에서는 무슨 심오한 사람처럼 떠들어댄다. 물론 김C와 그의 회사에서 억지로 조장하는 면도 없잖아 보이긴 하지만. 난 김C를 자연스럽게 바라보고 평범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오히려 그를 의아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더 희한하다.
그리고 "뜨거운 감자"의 세번째 음반이 주는 느낌도 도 김C에 대해 내가 가진 생각과 같다. 매우 평범하고 기본이 잘 닦인 록 음악. 지난 음반에서 언 듯 비치던 날카로운 시선이 사그라진 것이 아쉽긴 하지만 여전히 "하세가와 요오헤이"의 기타 연주는 센스 만점(「구름」, 「각설탕」의 연주를 주목하라!)이고 "손경호"(그는 이번 음반에서 처음 이 밴드에 참가했다)의 드럼 연주는 "원더 버드" 시절 못지않게 심플하고 군더더기 없는 리듬을 들려준다. "고범준"의 베이스는 좀 더 유연하고 나른해졌다. 음반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딱 맞게.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와도 전혀 위화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가요적(!)인 록 음악이다. 가요와 록을 나눈다는 것도 우습지만, 그럼에도 록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이 만드는 음악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연주의 수준을 떠나서 이들의 곡 진행과 사운드 구성은 매우 쉽다. 밴드의 사운드가 귀에 들어오면서 머리에 그림이 다 그려진다. 그만큼 모든 악기들(목소리까지)의 소리는 어느 하나 쳐지지 않고(!) 자기 존재감이 살아있으면서 튀지 않는다. 그래서 이건 록이다. 김C의 보컬은 늘 그렇듯 자기 얘기를 자기 목소리로 풀어낸다.
아주 평범하고 순진한 록 음반. 여기에 대고 ‘뜨거운 감자의 진실성이 사라졌네.’, ‘원래 걔들 별 거 없었네.’ 하며 평범하고 소박한 록 뮤지션을 영웅시하다가 죽이는 글이 별로 없었으면 좋겠다. 이들 원래 그랬으니까. 그리고 이 음반을 뭔가 많은 뜻과 깊은 의미를 내포한 심오한 음반인 것처럼 떠드는 언론들의 오바도 없었으면 좋겠다. 이들 록의 ‘슈퍼 에고(super-ego)’ 같은 거 아니니까.
발매와 동시에 이 음반의 노래들에 대한 표절 얘기가 여기 저기 시끄럽다. “라디오 헤드(Radio Head)" 광팬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이 정도 분위기 비슷한 게 다 표절이면 한국에서 '록' 딱지 들고 나온 음악은 모두 다 표절이란 생각이 든다. ‘8소절을 넘지 않으면 표절이 아니니...’ 하는 얘긴 하고 싶지 않다. 의도적으로 전 곡을 한, 두 음정 낮춘 표절도 아니다. 개인적으로, 틀림없이 하세가와와 김C도 라디오 헤드를 좋아할 것이며, 자신들도 큭큭거리며 "인트로 느낌 제법 (라디오 헤드) 비슷하게 나는데?"하며 웃으며 녹음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TV 토크쇼에 나와서 별로 웃기지도 않는 얘기하고 있는 김C에 대한 한국 음악계의 편견 때문에 음악마저 버리기엔 너무 안타까울만큼 깔끔하다. 그만큼 내 귀에 이 음반은 수수하고 잘 다듬은 '록' 음반이다. 물론, 아무리 들어도 지난 2집처럼 가슴이 타들어가는 무언가를 남기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기타 연주만 듣고 있어도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느끼게 만드는 기분 좋은 음반이다. 록의 절대 명반이 아니라 기분좋은 록 음반 말이다. (2006. 4. 16. heavyjoe)
★★★★
뜨거운 감자 홈페이지 http://cafe.daum.net/hotpotato
● 수록곡
01 Today is
02 봄바람 따라 간 여인
03 강변북로를 걷는 여자
04 좌절금지
05 101호 111호
06 청춘
07 구름
08 Perfect Loser
09 Question
10 미안해
11 각설탕
12 내가 날아간 자리
● 앨범정보
Executive Producer 김영준
Promotion manager 류상기
Promotion Manager 김영호 탁현민
Art Direction and Design by 홍나애
Produced by 뜨거운 감자
All Song by 뜨거운 감자 words by 김C
Arranged & Instrument by 뜨거운 감자
Additional Musician
Kasuga "Hachi" Hirofumi(1st Track) E. A. Guitar
Kang Saneh(6th Track) Chorus
Recorded by KimC with 뜨거운 감자 at NAVI studio 구종필 & 고종진 at KOCCA studio
Mixed by 오현석 at VIBE studio assisted by 정은경 except 3rd track mixed by 구종필 at KOCCA studio
Mastered by Tucky at JVC Mastering Center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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